일어날일은 일어난다. 나미야잡화점에 등장하는 3명의 주인공들은 과거의 인물들에게 영향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론적으로 그런 일마저도 이미 다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이러한 사실이 묘하게 위로를 준다.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다 불우한 환경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누구는 성공한 자수성가가 되고, 누구는 꽃을 피우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다. 자칫 운명론적으로 보일 수 있다만 내가 하고싶은 얘기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 운명을 어찌할순 없어도 우리는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지는 선택할 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어차피 지구에 온 나에게 어떠한 삶의 시나리오 따위가 있는 것이라면, 아득바득 과거와 미래에 얽매일필요는 없어보인다.
같은 조건을 감사할지 불평할지는 우리를 보내신 이도 어찌할 수 없는 불가침의 영역이다.
나미야잡화점은 픽션이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30년이라는 시간의 벽을 뛰어넘어 얽히고 섥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우리의 삶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내 주변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야겠다. 어쩌면 내가 내 주변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행동이 그 사람의 미래를 송두리째 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사람들이 나의 미래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은인이 될 수도 있을지 어떻게 알겠는가?
나는 누군가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며, 안쓰러운 대상일 수도 있다. 이를 바꿔서 말하면, 타인은 나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하고 안쓰러운 존재일 수도 있다. 어떤 기준에 따라 나의 존재의 위상이 달라지는 것이라면, 나는 나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감사하겠다.
나의 유전적 환경, 경제적 환경, 사회적 환경에 대한 불평은 나보다 더 조금 나은사람들에게 나를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만들어진 것들이 않는가? 책에서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분명 나보다 불우하고 처우가 열악하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성실히 살아간다. 그렇게 판단한 이유는 삶의 마지막 지포자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나미야잡화점에 편지를 넣은 행위들를 통해 알 수 있다.그래서 나는 겸손하고 또 겸손하겠다. 주어진환경에서 이들과 같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고 정진하겠다.
나미야잡화점은 분명히 픽션이다. 하지만 작가가, 우리네 삶을 치밀하고 조밀하게 부딪히고 연구해 담아낸 삶의 정수를 담아낸 에세이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각 장을 넘기며 떄론 웃고, 때론 울었다. 각각의 주인공들의 삶을 같이 살아가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메마른 요즘, 단비와 같은 시간을 선사해준 작가에게, 또 선물해준 친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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